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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법이 불편하다.


지금은 잘보진 않지만 어렸을 적에는 드라마를 꼭꼭 챙겨보곤 했다. 그리고 질투라는 드라마는 정말로 재밌게 보았다.
레모나 씨에픈가로 데뷔했다던가.. 꽤나 오랜시간을 방송인으로 일해온 최진실씨가 얼마전 사망했단다.
모두가 가슴아파해야할 일이다. 경력으로만 따지면 최불암씨와 견줄수 있을 만큼(실제로는 좀 부족하겠지만 대략,,)의 최고참 방송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녀도 나름 우리나라 방송계의 나름 역사적인 인물인것이다.
요새야 개나 소나 다 연예인 한다지만 그녀가 데뷔할 당시만 해도 정말 특출난 실력과 특출난 방중술을 가져야  방송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아마 이건 개 가라 돈벌이 사기꾼 가요계의 황제라 불리우는 서태지가 죽은것과 맞먹어야 하는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진실씨의 부고 기사와 최근 불거져 나오는 최진실법에 대해서는 심히 불편한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다. 네트워크 상에서 수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또 생겨난다. 아마도 이런 네트워크가 생겨나면서 가장 큰 이익을 얻은건 기득권층일거라 단언한다. 누구나가 다 이용을 할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는것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다룰수 있는 인프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일테니까. 뭐.. 근건 둘째치고 본격적으로 하고싶은 얘기를 해보겠다.

네트워크에서의 엄청난 정보교환과 정보의 생성이 기반되는 것은 바로 익명성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힐 필요가 없고 더 나아가 자신을 얼마든지 숨길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만이 알고있을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소위 연예계 x파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누가 배포하기 시작했는지 지금에 와서 그것을 찾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모두가 그 내용을 우스개꺼리로 취급하느냐? 그건 또 아니다.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원작성자를 몰라도 신용이 가는거다. 물론 이런 가십적인 기사들만 있는것은 당연히 아니다. 정부기관의 비리라든가 하는 일들도 은근히 네트워크상에서 퍼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네트워크는 진실이란 것이 없다. 진실인 정보와 아닌 정보가 뒤섰여 있기 때문에 그것의 판단 유무는 전부 정보의 소비자에게로 돌아간다. 정보의 소비자(혹은 사용자)는 자신이 찾아낸 그 정보가 진실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또 진실의 확인이 불가능 할 경우에는 그 명제를 진실로 만들어야 할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다. 그렇게 나오기 시작한게 바로 악플이다. 자신이 알게된,예를 들자면 '최진실 사채업자'를 진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댓글이라는 가장 쉬운 의사표현의 방법을 매개로 주장을 하는것이다.

댓글은 사람들의 반응이 제일 쉽게 나타나는 곳이다. 왜냐, 가장 편하니까. 블로그와 같이 자기가 직접 관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장문의 글을 쓸필요도 없고, 그저 클릭 한번에 글 한줄 그리고 엔터면 모든 과정이 끝나는 댓글은 정말 세기의 발명품이 아닐수 없다. 또 있다. 이러한 쉽게 나타나는 반응들은 진실확인 또한 쉽다. 다수결이 바로 그것이다. 좀더 우세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진실이 되는 것이다. 비록 그게 진실이건 아니건 간에..

자,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서 그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것일까? 정보를 제공한자? 정보를 배포한자? 아니면 그러한 정보를 받아서 진실임을 확인하려한 자? 만약 책임이 돌아가야 한다면 정보를 제공한 자에게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진실의 확인에 대한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결국 그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거친 일련의 과정을 핑계 삼아 법적 제제를 가하려는 것이 바로 '최진실법'의 본질인 것이다.

댓글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이야기 해도 할 말은 있다. 물론 이래서는 안되겠지만 현재 네트워크상에서 정보제공의 가장큰 실마리를 제옹하고 있는것은 인터넷매체라고 불리우는 것들이다. 방송사며 신문사에서는 이들의 무분별한 보도가 사건의 실마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들 언론사가 하는 일이 웃기는거다. 모든 언론사가 각자 다른 정보를 추적해 각자 다른 내용의 신문을 싣는 일은 지난 과거의 일이다. 이들도 어디선가에서 정보를 사고 그것을 마치 자신들의 것인 마냥 내놓는 일이 지금에 와서는 더 일반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암튼, 인터넷 매체가 정보를 추적해 내서 그것을 퍼뜨렸다고 보는가? 난 아니다 그들도 어디선가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과연 인터넷 매체의 진정한 주인?은 누굴까? 왜 난 기존 언론매체가 의심스러운거지? 뭐 잘 모르니 패스..

암튼, 내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것은 익명성이 보장된 네트워크에서 악플러를 처벌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행위이며 뿌리는 덮어둔채 가지치기만을 하겠다는 냉택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익명성을 차단하던가,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던가. 물론 어느것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근본 해결책 제시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