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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jor/Compe

공간 국제 건축 공모전


주제 Where, how do you live?
프로그램 New dwellings in a changing society

20세기가 산업혁명의 결과가 여러 분야에서 구체화된 변화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또 다른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세계화에 따른 거대 자본의 움직임과 계층의 복잡화로부터 새로운 기술에 따른 삶의 변화까지 그 복잡성은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이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주거와 그 삶의 방식에 맞춰 살고 있고 그 구조에 익숙하다. 물리적으로 견고하고 사회적으로 고집스러운 체계로 이루어진 주거는 사람들에게 그에 맞춰 살도록 요구하며 아직도 그 지배력을 잃지 않고 있다. 기능에 따른 거실, 주방 그리고 방이라는 실의 분화는 거의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각각 배타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요구에 따른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또 가족의 다양한 형태나 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한 경우도 드물다.

가족의 형태는 최근 급격히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이행을 경험한 우리는 지금 전혀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목격하고 있으며, 가족이라는 개념은 이혼, 유학, 동성 결혼 그리고 잦은 여행으로 인해 그전처럼 견고한 접착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미혼 독립 가구와 노인 인구의 증가는‘혼자 살기’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주거의 일반적인 기능도 의심스러워진다. 또 여행의 광범위한 확대로 농경사회와 같은 정주의 개념이 점점 흐려지고 있으며, 전 세계 공항과 호텔들은 매일 밤 수많은 여행객의 주거로 변한다. 아이팟은 공간을 개인화시키고 휴대전화는 거리의 개념을 재편하는 등 전자기기의 발전이 개인의 관계를 변화시키며 공간과 프라이버시의 개념을 흩뜨리고 있다. 집 밖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따뜻한 밥을 앞에 놓고 가족이 만나는 장소라는 의미의 주거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지가 상승은 이제 주거가 더 이상 땅을 점유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무소 내부, 건물 옥상, 하천 위의 주거 그리고 모바일 홈 등이 이미 주거로 사용되고 있고 다른 과격한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다.

학생들은 각자의 나라와 도시 그리고 주변에서 사회 구조가 변하는 모습을 읽고 구체적인 대지 위에 새로운 삶이 펼쳐질 새로운 주거를 제안하길 바란다. 그 모습은 한 사람을 위한 주거일 수도 있고, 새로운 가족을 위한 주거일 수도 있으며, 집합 주거일 수도 있다. 20세기 초 근대건축가들이 그 시대를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시대를 넘는 주거로 새로운 삶을 열었듯이 현재 상상 가능한 기술적 발전과 사회 변화 예측을 바탕으로 주거의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글_최문규 /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