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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Movie

다크쉐도우

-팀버튼의 분위기는 살렸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너무 깊었다. -

88년 비틀쥬스와 비교적 최근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이르기 까지 사람들은 팀 버튼 감독이 '코믹한 주제'들을 단순히 음울하게 생긴 캐릭터와 소재로 표현 하는것에 익숙해 왔다.

팀버튼의 작품이 갖는 음울한 성격은 그의 초기작인 프랑켄위니에서 부터 나타나지만 이 괴기스러움에 코미디를 더하기 시작한 것은 비틀쥬스(잇힝 위노나 라이더...응?;;)에서 부터다. 코믹하지만 유령과 괴물이 난무하는 그의 다크판타지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고, 매니아 층을 형성하게 된다. 그 이후 가위손, 배트맨과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통해 한국에 잘 알려진 팀버튼은 그만의 색채를 철저하게 발전시켜 나간다.

하지만 정말 최근에 이르러, 스위니 토드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다크쉐도우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영화는 갈수록 잔인해지고 폭력스러워 졌으며 그가 표현하던 '괴기스러움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래도 충분히 밝았던' 유머 코드는, 점차 '유머스럽다고 느끼기에는 너무 괴기스러운' 표현으로 바뀌어 갔다. (물론 배트맨의 경우도 코메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커라는 캐릭터를 통해 충분히 많은 유머코드를 삽입시켰다.최근 다크나이트와 비교해 보면 팀 버튼의 배트맨이 얼마나 화려한 색채와 유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불행히도 사람들은 이를 달가워 하지 않고 있으며, 팀 버튼 스스로도 아직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버튼의 영화는 성장하고 있다. 사실 팀버튼의 영화는 가위손과 스위니토드를 제외하면 모두가 다 해피 엔딩이다. 사실 가위손 조차도 슬프지만 아름다운, 새드엔딩 아닌 새드엔딩에 가깝다. 그런 행복한 결말을 잔혹한 내용과 결부시킨다는 것은 얼핏 쉬워보이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대립이 너무 심하면 영화는 곧 찝찝해지고, 대립이 너무 약하면 영화는 쉽사리 진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버튼은 최근의 계속적인 실험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에 도전하고 있다.

마치, 어디까지 자신의 방법이 통하는가를 실험하는 듯 하다. 스위니 토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그리고 다시 다크쉐도우를 통해 보는 팀버튼은 지금 자신의 한계점을 찾아가고 있다랄까. 선을 약간 넘어선 스위니 토드, 선에 부족하게 다가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그리고 다시 조금 많이 부족한 다크 쉐도우.
팀버튼이 이 어려운 과제를 어디까지 끌고 가려고 할진 모르겠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에, 아마도 팀버튼이 바라는 완성형은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같은 영화와 비슷 하리라 본다. 코믹하지만 가볍지 않은 음울함과 유머를 섞은듯한 영화. 뭐 팀버튼이라면 가벼운 유머에 음울함을 섞으려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