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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ays

건축의 의미

아버지는 연대 토목과를 나오셨다.

어릴적 부터 도면이란걸 수도 없이 봐왔고 너무나도 익숙했다.
어릴적부터 토목을 하기로 생각했었다.
고등학교때는 잠시 화학에 빠져 화학을 꿈꿨었지만
대학에 들어와 전공을 결정하게된 시기가 되자 토목과 건축이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토목은 비인기 전공중 하나였다.
거의 1학년 성적순으로 전공이 결정되던 그때에 전자(전전전이 분리되어 있었다.), 산공, 건축은
상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학과였고 나는 건축을 선택했다.

엄한 가정환경에서 당당하게 외박을 할수 도 있었고
내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좋았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매일 밤을 새가며 모형을 만들고 캐드를 배우고 책을 보았다.
강사분들께 그 수준으로 건축을 할거면 때려치라는 소리도 들어보고
밤새만든 모형이 5분의 수업으로 부셔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재밌다는 이유로 나는 건축을 해왔다.

군대를 갔다와서.. 나는 변해있었다.
즐겁게만 할 수가 없었다.
졸업이란 것이 다가오고 실무에서의 비참한 현실이 내 귀에도 들려오기 시작하자
나는 건축설계에서 눈을 돌렸다.

설계를 하는 대신 논문을 쓰고 포기했던 구조수업을 다시 들어가며 그렇게 2년을 보냈다.
설계를 고집하던 절친한 친구가 설계사무소에 들어가 월 100만원이라는 박봉을 받아가며
300일 가량의 야근과 함께 1년을 보내는 모습은
이제는 남의 일이다라고 수없이 되뇌였다.

내가 졸업을 할 무렵..
병신 같게도 나는 다시 설계를 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나는 남들과 다르게 살거다. 나의 꿈을 접지 않겠다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선 뒤쳐진 2년을 보충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다시 1년 반이 지났다.
지금도 나는 하루에 수십번씩.. 설계를 포기할까 하는 고민 앞에 서게된다.
능력부족으로.. 앞으로 다가올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목표를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 또한 나를 짓누른다.
건축은 나에게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