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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All

스승의 날

학원 교육 vs 학교 교육?

주변 사람들 중에 교사를 지망하는 사람이 많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친구서 부터 시작해 이미 선생님 일을 하고 있는 친척까지 만나면 자연스럽게 주제는 교육이다.
인도 한때는 교사를 꿈꾸고 있었던 만큼 그들의 이야기는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하다.
학생때는 몰랐던 교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라던지 선생님들끼리의 생활사는 학생들의 생활 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다채롭다.

하지만 그네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언론에서 떠드는 학교란 장소와 교사의 모습은 그 어떤 직장인 보다도 초라하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 나온 기사라고는 문화가 달라져서 학원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든가 아예 학교는 휴무를 하는 곳도 있다는 내용 뿐이다.

그런 이야기가 나올때면 위의 친구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솔직히 학원 선생들은 임용고시도 통과 못하고 떨어져 나온 사람이 대부분인데 실력이야 우리가 훨씬 우월하지.
학부모고 애들이고 다들 정신이 나간거래니까.
이건 학원 선생과 과외선생도 똑같아. 과외 선생이 학원 선생 따라올 실력이 될것 같아?
대체 무슨 근거로 학교 교육이 엉망이래는지도 모르겠고 무슨 근거로 학원 교육이 더 뛰어나다는지 모르겠어"

물론 내 친구의 말과 같이 전적으로 학교 교육과 교사만이 우월할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원이 전적으로 우월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그저 하나 얘기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왜 사람들은 학원만을 찾기 시작한 것일까라는 것이다.


선생님


학교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
솔직히 임용고시는 시험이기에 그것을 통과 했다고 해서 누가 더 실력이 있다고는 말하지 못하리라는것을 안다.
시험과 실력은 다르다. 또, 학교 선생님이셨다가 학원 선생님일 수도 있고 학원 선생님이셨다가 학교 선생님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때리는 교사의 자질 문제. 이 문제의 원인은 결국 선생님 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본인이 고3시절 다니던 학원 선생님 중에 불과 고2때만해도 학교에서 뵈었던 선생님이 계셨다.(이하 김모 선생님)

학교에 있을때는 악마와 같은 인상과 찟어진 눈빛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선생님이다.
조그만한 일에도 소리를 지르시며 회초리를 휘두르시던 분이었다.

그런데 1년 후 학원에서 다시 그 선생님을 뵈었을때,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찟어진 눈이 귀여워 보이셨고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으셨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수업을 하셨다.


학교 vs 학원!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있는 것일까?

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면 답은 하나. 학교와 학원이라는 장소의 차이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학교 또한 학원 못지 않은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경쟁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경쟁.
아이들은 뒷전이 될수 밖에 없다.

학원 강사가 그 노력 여하에 따라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는 것과는 달리 학교는 노력할수록 방해받는다.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 평가되는 자신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
교육과정에 어긋나는 교육은 암암리에 이루어져야 하고 혹여나 보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한 방법이라도 개발할라치면 견제가 시작 된다.
그러기에 지친 선생님들은 이제 교과서의 내용만 칠판에 빼곡이 적어대며 교육자가 아닌 '교과서 해설자'로 전락해 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에서 나누고 있는 우등생과 열등생의 의미가 있을까 하는 문제를 잠시 들어보자.
우등생에게 교과서는 식은 죽먹기다. 그렇다면 열등생에게 있어 교과서는 어떨까? 역시 쉽다.
우리나라에서 우열을 정하는 기준은 성적이다. 그러나 이 성적에 의한 우열은 너무나도 가식적이다.

그저 교과서를 공부해서 풀수 있는 문제는 한계가 있다. 교과서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학생이 풀어야 하는 문제는 그렇지 않다.
한번더 꼬고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풀어야 하는 문제다. 그저 교과서만을 공부한 상태에서 우등생과 열등생을 나누는 것은
그저 잔머리를 더 잘 굴리고 못굴리고를 나누는 기준 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학교라는 환경에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자라날 길이 없다.


학부모는 왕

기에 학부모가 가세한다. 아니 어쩌면 모든 국민들이라고 해도 무방할지 모르겠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학벌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 좋은 대학, 아니 유명대학에 진학하길 원한다.
고등학교까지의 공부는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초,중,고등학교가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만큼 사람들은 잘못된 인식에 물들어 왔다.

사람들이 고등학교를 대학을 위한 전초과정으로 아는 만큼 학교의 기능은 왜곡되고
이 왜곡된 학교를 또 사람들은 외면한다.
그리고 외면한 사람들은 사교육을 찾고 그 결과는 또다시 공교육의 부실로 이어진다.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교육이 부실하다느니 하는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그만큼 오랫동안 썩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에서 떠드는 공교육 부실 문제는 그저 학교를 두두리기에 정신이 없는 과장일 뿐이다.
이런 문제는 앞서 말한것 처럼 단순히 선생님들의 문제만도 아니고 학교, 학부모 들의 문제만도 아닌
사회 전체가 연관된 문제다.

본인이 이 글에서 제시 할 수 있는것은 많지 않다. 아는 것도 적고 정보도 적다.
하지만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은 지금의 문제와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학교에 대한 개선책을 아무리 내놓아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질 않는다면,
아마 우리의 공교육은 아마도 무의미하게 '의무'로만 다니는 돌이킬 수 없는상황을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