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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촛불집회 그리고 그 미래

촛불집회와 촛불시위

 이 둘의 차이는 바라보는 관점에 있지 않다.
평화적인 집회냐 무력을 동원한 시위냐의 차이는 그 행사를 진행하는 국민들에 의해 결정되며
그 행동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은 부가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떠한 상황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현상이란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고유함을 지닌다.
이런 의미에서 봤을때 촛불집회 혹은 시위가 이토록 양분화된 관점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그만큼 촛불행사가 어느쪽에서 바라보아도 허용될만한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 집회는 굉장히 감정적이지만 그래도 신사적이고 문화적인 행동이다.
어른이나 아이들에게도 민주주의 체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또 그러한 문화 만들기에 직접적으로 참여 할 수 있다는 기회는 흔치 않다. 물론, 최근들어 NGO와 같은 단체들의 위상이 급격하게 신장되면서 사람들의 참여 또한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일반 소시민으로서는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는것 외에 보다 직접적이고 체계적인 그러한 단체는 부담이 되는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이 하나 될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이 하고 싶은 말을 그리고 작게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공유할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른 말을 하고 있지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내는 목소리는 공통된 점이 있다. 그것이 정책의 반대이든 찬성이든 간에 그 하나의 의견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에 때론 반갑고 심지어 정겹기 까지 하다.


 하지만 촛불시위로 가게되면 그 양상은 달라진다.

불과 종이 한장 차이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촛불 시위와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촛불 집회는 무섭도록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과거의 데모하는 것을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마치 소문으로만 듣던 그때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자연스럽게 언성이 높아지고 그러다보면 폭력이 오고가기 마련이다. 과잉진압이 뒤따르고 유혈사태가 벌어진다.


 이러한 모든 장단점에 앞서 촛불집회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과도한 폭력행위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촛불집회는 분명 민주주의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국민들의 자기 권리 행사이며 민주주의의 표상이라고 할수 있겠다.
다만, 이것이 전적으로 옳은 행동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나라의 정책에 참여하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투표에서부터 로비를 비롯해 직접 정치에 입문 하는 방법까지.
지금의 촛불 집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촛불집회는 어찌보면 굉장히 집적적인 정치 참여의 형태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 이외의 모습에서는 어떨까?
투표율은 매해 마다 떨어져 가고 있고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256092.html)
인터넷에서는 정책에 대한 토론 보다는 쥐박이며 2MB를 떠들기에 바쁘다.
로비는 불법적으로만 이루어 지고 직접적인 정치참여에는 관심도 없다.
고 노무현 대통령때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이명박만을 탓하며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촛불집회가 촛불 시위가 되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 보다 쉽다.
국민의 모든 정치 참여의 길이 집중된 이곳에 사람들은 그 어느 방법 보다 관심을 쏟고 있으며
그 어느 방법보다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촛불집회에서 자신들이 내는 목소리가 정치인들에게 먹혀들지 않으면 사람들은 쉽게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며 반발하게 되고 다시 그런 고조되고 흥분된 감정은 촛불 시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무관심과 실수를 만회하는 것은 본인 또한 적극찬성하는 바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것은 진정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촛불집회라는 수단 하나만으로 그것을 표현하려 하거나 이 촛불집회 하나만으로 정책에 참여하고 나라를 바꾸어가고자 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지금의 촛불집회는, 집회가 아니다.
국민들의 감정이 실린 감정적 도구이며 국민들의 힘이 실린 폭력이다.
비록 그 처음이 순수한 자기표현의 한 방법으로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표상으로서 이루어진 촛불 집회라 할지라도
그 힘이 과대해진 이상 스스로에 대한 절제와 관리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결국 폭력이다.

요컨데 본인이 기대하는 촛불 집회는 지금까지 보여준 양상과 달리 그 범위를 한정하고 보다 다양한 경로로 발전해 나아가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본다. 지속적으로 말하는 이야기지만 지금의 촛불집회에는 미래가 없다. 또한 이대로가는 촛불 집회라면 그 노선은 이미 삐딱선을 탔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작이 좋다고 결과까지 좋으리란법은 없다. 촛불집회의 방향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치참여의 한 방법으로서 존재해야하고 '집회'의 이름에 걸맞게 이성적이어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바탕으로 국민들의 의식은 보다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정치참여의 방법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